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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시선으로 본 육아

가은가인아빠 2025. 5. 2. 04:18

오늘도 늦은 시간에 가족들이 잠들어 있는 걸 지켜보며 블로그 포스팅 주제를 생각하다가 어떤 목적이 아닌,

잠들어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느낀 점을 나누고 싶어서 포스팅을 합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일입니다.
그 이야기엔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고, 때로는 반성도 있죠.
요즘 우리 첫째 딸을 보며 참 많은 감정을 느낍니다.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기도 하고, 이제는 제법 자기 생각도 말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구나 싶기도 하고요.
 
며칠 전엔 개인 용무를 보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딸아이가 제게 다가오더니,
“아빠~ 오늘은 내가 그림 그린 거 보여줄게!” 하며 그림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도화지 한가득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엔 아빠, 엄마, 동생, 그리고 본인이 활짝 웃으며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어요.

첫째 딸이 그린 가족 그림.
엄마와 가은이의 행복한 모습,

그 그림을 보는데 하루의 피로가 싹 날아갔습니다.
육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도, 밀린 집안일도 다 잊게 만드는 순간이었죠.
아이가 전해주는 이 작고 순수한 마음이, 그 어떤 선물보다도 소중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또 한 번은 앉아있는데 아빠한테 줄 것이 있다며 자기가 직접 아빠를 위해 그렸다고 하며 보여줬던 그림이 있었는데,
그 그림을 받고 첫째 딸아이를 껴안아주는데 너무 가슴 벅찬 감동과 눈물을 흘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빠에게 주는 선물.

요즘 아이는 표현력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림을 통해 자기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고,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툭툭 꺼내놓는 것 같아요.

어느 날은 슬픈 얼굴의 아빠를 그려놓고는 “아빠가 일 많이 해서 슬퍼 보여서 그렸어”라고 하더군요.
그림을 보며 울컥했습니다.
말로는 괜찮다고 해도, 아이 눈엔 제가 지쳐 보였던 거겠죠.
 
또한 이 부분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못했던 건데 마트에 장 보러 가며,
그동안 천 원, 만원 모았던 돈으로 가은이가 보고 싶은 책을 사겠다고 하여 기특하기도 하고 뿌듯해하며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차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딸이 갑자기 토미가 진열대로 갑니다.
갑자기 두 개를 집더니 아빠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자기 용돈으로 사주겠다고 합니다.
평소에 갖고 싶었던 미니카를 받아서 기쁜 마음보다 딸아이의 마음이 너무 고맙고,

큰 감동으로 와닿아 아직 포장지도 뜯지 못하고 제 방 눈높이에 두고 항상 지켜보며 생각합니다.

가은이에게 받은 선물.

이 토미카를 받으며 저는 가은이에게 말했습니다.
 "아빠가 꼭 성공하고 여유가 생기면 테슬라 타는 아빠가 될게" 하고요.
 
물론 가은이는 아직 철없는 말도 많이 합니다.
“아빠는 왜 배가 많이 나왔어?”라든가, “나 엄마랑 키 차이 별로 안 나네?” 같은 말을 하며 깔깔대기도 하고요.
가끔은 아빠를 살짝 놀리듯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게 사랑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들 하나하나가 추억으로 쌓이겠지요.
 
가끔은 육아가 버겁고, 지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눈을 마주치고, 손을 꼭 잡고,
그림 한 장을 같이 바라보는 그 순간, 나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아이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이 작은 손이 나를 믿고 따르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내 삶의 가장 큰 위로이자 이유가 되어 주니까요.
 
앞으로도 아이가 그린 그림들을 모아두고 싶습니다.
그림 속에 담긴 감정들과 순간들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언젠가 딸아이가 더 커서 이 그림들을 다시 보게 된다면,
“아, 나 어릴 때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고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는 그 곁에서 똑같이 미소 지으며 말해주고 싶습니다.

 

“우리 딸, 정말 멋지게 자랐구나.”
 
새벽시간에 원래 감수성이 좀 짙어지는 것 같은데 곧 날이 밝으면 중요한 일이 있다 보니 걱정도 되고,
자고 있는 가족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얼른 자야 하는데 말이죠.